
지난 9월 3일, 서울시민대학에서 새롭게 시작한 5060세대를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인 넥스트 아카데미 1기의 첫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인생의 후반전을 더욱 의미 있게 설계하고 싶은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약 3:1의 경쟁률을 뚫고 면접을 통과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첫날부터 가슴 벅찬 감동과 깊은 통찰을 얻게 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네트워크형 심화교육과 지식 기반 네트워킹을 통해 다음 세대와 미래사회를 위한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금년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1년간 운영되며, 이후에도 2기들과 함께 활동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지식 습득을 넘어 지속적인 성장을 지향하는 커뮤니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임 장소는 낙성대역에서 마을버스로 4정거장 떨어진 '다시가는 캠퍼스'였습니다. 처음 방문했는데, 과거 영어마을이었던 곳이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쾌적한 시설과 함께 바로 앞에 낙성대공원이 있어 자연에 둘러싸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도 다양했습니다. 현업에 계신 분, 이미 은퇴하신 분들이 모여 있었는데, 특히 IT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으신 분들이 많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 분의 연사, 삶의 방향을 제시하다
1. 정여울 작가: 소유(ego)를 넘어 향유(self)로
첫 번째 강연은 정여울 작가님이었습니다. 강연의 핵심은 우리가 명함이나 가면으로 대변되는 'ego'를 '진정한 나'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오랜 기간 우리를 옭아맸던 사회화된 자아인 'ego'를 벗어던지고, 이제는 온전한 나로 살 수 있게 하는 'self'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go'가 끊임없이 소유를 추구하는 삶이라면, 'self'는 진정한 향유를 추구하는 삶입니다. 우리는 소유를 갈망하며 바쁘게 일하다가 정작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잃어버리고 산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2024년작 《데미안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인생 후반기의 여정은 사회가 요구했던 삶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강연 후에는 정여울 작가님의 진행으로 참가자들의 특별한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직접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짝꿍과 서로를 알아가고 그 짝꿍이 나를 소개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모였지만, 모두가 'ego'적인 삶에서 벗어나 'self'를 추구하고 싶다는 공통된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황성현 교수: AI 시대, 새로운 균형점을 찾다
두 번째 연사는 구글 본사에서 근무하셨던 가천대 황성현 교수님이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이곳에 입교할 때 저를 면접 보셨던 분이 바로 교수님이셨습니다. 구글 코리아와 구글 본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해주셨습니다.
교수님은 과거의 예측 가능했던 사회와 달리, 현재는 AI, 바이오, 코인 등 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으로 '파괴와 전복'이 일어나는 시대라고 정의했습니다. 특히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우리의 능력이 점차 후퇴하는 반면,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는 절정에 달하는 불균형을 겪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수명이 늘어나고 자녀들의 독립이 늦어지면서 이러한 생애주기 적자 기간이 점점 길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4가지 에너지의 균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로 영적, 멘탈, 감정, 육체적 에너지입니다. 나이가 들어 영적 에너지를 놓치면 삶이 추해질 수 있고, 육체적 에너지를 잃으면 나머지 에너지들의 의미를 잃게 되므로 이 네 가지 에너지를 모두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특히, 집중력과 관련된 멘탈 에너지가 '좋은 수면'과 깊이 연결된다는 말씀에는 200% 공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comfort zone'에 머물지 말고, 꾸준한 학습을 통해 궁극적으로 'growth zone(성장 구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3. 박지영 편집장: 문학에서 나를 발견하다
마지막 강연은 한강 작가님과 함께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했던 창작과 비평사의 박지영 편집장님이었습니다. 강연 주제는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편집장님은 자신의 결핍을 문학을 통해 에너지로 승화시켰던 개인적인 일화를 들려주셨는데, 그 이야기가 마치 제 이야기처럼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문학이란 타인의 이야기를 나의 언어로 들려주는 일"이라는 정의가 특히 좋았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문학이 해석되고, 그 과정에서 결국 내 안에 숨어있는 'ego'의 그림자를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이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문학이 단순한 교양을 넘어,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세 분의 강연 모두가 삶의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첫날부터 이토록 훌륭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한 서울시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는 소중한 인사이트를 정리하여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self' 찾기 여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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